명건아, 누가 밥 주지 말라고 칼 들고 협박함?
―세종호텔의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 동지 고소 규탄문
2023년 3월 2일 목요일 오늘 아침,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 동지는 출근길에 남대문경찰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세종호텔이 말랑키즘 동지 가운데 한 사람을 고소했다는 전화였다. 그리고 그 내용인즉, 말랑키즘 동지가 세종호텔에 주거침입을 했다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은 지난 2022년 12월 24일, 세종호텔에 ‘돈을 내고’ 숙박했다. 그리고 4성급 호텔이라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세종호텔이 조식 서비스조차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주린 배를 움켜쥘 호텔 투숙객들에게 다음 날 아침, 세종호텔에서 열심히 일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렸을 따름이다.
대한민국 형법 제319조는 주거침입에 관한 규정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주거침입이라는 항목은 ‘일정한 장소의 평온과 안전을 침해’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하지만 말랑키즘은 투숙객들에게 조식 서비스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투숙객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는커녕, 객실 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을 누른 일조차 없다. 도대체 말랑키즘이 누구에게 어떤 피해를 주었기에 세종호텔은 말랑키즘 동지를 고소했다는 말인가? 아나키스트 조직인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이 왜 법치를 그토록 사랑하셔서 사위, 아들 할 것 없이 판사들로 제 주변을 포진한 주명건, 그리고 그 똘마니들에게 법 같은 것을 알려주고 있어야 하는지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다.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은 지난 세종호텔 숙박 후기(https://malangkism.tistory.com/56)에서 노동조합을 부수기 위해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해고한 세종호텔의 현 상황에 대해 고객의 한 사람으로서 숙박 리뷰를 기재한 바 있다. 세종호텔이 이것을 보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만, 본 뒤에 고소를 진행한 것이라면 서비스를 개선할 의지는 전무하다고 할 것이고, 보지 못한 채 고소를 진행한 것이라면 지금의 운영이 정녕 4성급 호텔에 어울리는 것이라고 믿어 고객의 목소리를 찾아보지도 않는다는 뜻이니 그야말로 참람한 지경이라 하겠다.
어느 쪽이 되었든, 세종호텔은 고객과 노동자, 호텔 모두를 위한 선택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겠다. 이런 주제에 4성급 호텔이라는 간판을 유지하기 위해 또 심사를 치르겠다는 그 심보, 노동자를 해고해야 하니 대놓고 식당 운영은 못 하지만 꼼수로 드라마 촬영 세트장으로 대여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는 핑계를 대려 하는 그 심보로는 설사 운 좋게 4성급 호텔이라는 간판을 유지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이 세상 누구도 세종호텔이 4성급 호텔이라는 데에 동의할 수 없게 스스로 만든 것임을 세종호텔은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명건에게 꼭 묻고픈 것이 있다. 이 모든 일들이 지금 제 욕심 채우려고 노동자 대거 해고해서 일손이 모자란 데서 시작된 것 아닌가? 누가 노동자 해고하고 사람들한테 아침밥 주지 말라고 협박했나? 배고픈 사람들에게 밥 함께 먹자고 한 일이 죄라면,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은 범죄단체가 맞다. 애초에 우리 조직 명칭부터가 우리들의 상호부조다. 우리는 배고픈 이가 있다면 우리 먹을 것을 함께 나눠 먹을 것이고, 힘들어하는 이가 있다면 쓰러지지 않게 그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주명건은 우리가 왜 이러는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명건아, 너 때문에 밥 못 먹는 사람들에게 밥 먹자고 하는 건 죄가 될 수 없다. 돈이 좋아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 비싼 값으로 숙박비 받고, 그렇게 숙박한 투숙객이 호텔 내부를 돌아다니는 게 죄라고 고소한 데에 부디 일말의 부끄러움은 있기를 희망해 본다.
2023년 3월 2일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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