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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성명 및 활동

2023년 2월 콩사탕 프로젝트 튀르키예 · 시리아 지진 피해 집중 보급/지원 보고문

by 말랑키즘 2023. 2. 26.

 

2023년 2월 6일,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에 모멘트 규모 7.5 이상의 대지진이 두차례 강타, 그 후에도 80차례의 여진이 들이닥쳐 지역 주민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현재까지도 지진 피해 사망자가 튀르키예, 시리아 양쪽을 합쳐 5만 명이 넘었다는 속보가 들려오고 있으며, 지진은 단순히 수많은 사상자를 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보금자리를 파괴하고, 댐을 파괴하여 홍수를 유발하기까지 했다. 특히 시리아 북서부 지역은 장기 내전을 피해 400만 명 이상의 피난민이 자리 잡았던 곳이며, 이들과 더불어 많은 취약 계층이 더 큰 고통에 직면하게 되었다. 통신망, 전기 공급망도 붕괴된 채 강추위와 식량난을 맞이한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연대와 상호부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2023년 2월 22일,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은 이 상황을 인지하고 콩사탕 프로젝트 2월 집중 보급 대상을 튀르키예 · 시리아 지진 피해 관련 캠페인으로 선정하였다. 해피빈 캠페인 중에서 많은 기부단체가 이 사안을 다루는데, 우리는 이 중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캠페인을 자세히 논의하면서 선별하였다. 그렇게 2023년 2월 24일, 콩사탕 프로젝트는 총 47,600원을 모아 해당 캠페인에 집중 보급을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해피빈으로 연대를 하게 된 계기는 다소 씁쓸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 모두가 거대한 자연 재해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손잡고 연대하고 협력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국제 상황, 아니, 당장 해피빈 캠페인의 세부적인 내용만 봐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신뢰할 수 있는 기부단체를 찾기 어렵다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적지 않은 캠페인의 설명을 자세히 보면 튀르키예만 언급하고 시리아에 대해 언급을 일절 하지 않는다. 이는 즉, 같은 대지진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리아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현재, 시리아의 북부는 쿠르드어 별칭으로 로자바라 불리며 이 곳에는 북시리아 민주연방이라 불리는 로자바 쿠르드인들의 자치지구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시리아와 튀르키예 같은 국가에 간섭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대중이 주도하는 각종 정치실험을 한다. 이런 정치실험의 기반 이론에는 다양한 생태학, 조합주의, 직접민주주의, 페미니즘은 물론 아나키즘 역시 존재하며, 이렇게 직접 실험한 결과 로자바는 점점 성적으로 평등하고 대중이 자주적으로 정치 · 경제 결정을 할 수 있는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하지만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정권은 로자바의 자치지구가 튀르키예 내부의 쿠르디스탄노동자당과 연결되어 있다는 명분을 핑계 삼아 점점 더 강력하게 로자바를 비난하고 침략하고 위협한다. 그리고 침략하여 점령한 지역에서는 쿠르드족 말살 정책을 일삼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비록 로자바의 자치지구는 시리아 정부군과의 내전을 중지했지만 시리아 북부라는 지역 측면에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의 내전으로 인한 혼란과 위험 때문에 국제 기부단체가 섣불리 지원하기 힘들다.

 

비록 연대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이번 해피빈 캠페인의 주최단체인 <초록우산 어린재단>은 국가를 초월하여 각 아동 중심 지원 단체가 연합한 <국제어린이재단연맹>과 협력하여 시리아 북부 알레포 지역을 중심으로 지원 및 구호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민주노총 역시 튀르키예 진보노총 DISK, 공공노총 KESK, 그 외 시리아 진보단체와 연대하여 국제연대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 간의 지독한 불신과 욕심, 자본주의적 적자생존주의 속에서도 인민대중은 끊임없이 연대와 상호부조의 손길을 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친다.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은 유명한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를 인용하면서 이런 방해에 대해 답한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