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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성명 및 활동

차악, 그 외의 것: 양회동열사 범시민추모제 참여 보고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3. 6. 21.

      지난 617일 토요일은 갑자기 날씨가 더워져,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을 찍는 둥, 여름이 큰소리치며 계절의 무대에 올랐음을 체감할 수 있는 날이었다. 그날 17,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은 이 더위에도 불구하고, 청계광장 파이낸스 건물 앞에서 양회동열사공동행동이 주관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 범시민추모제에 참여했다. 사과하란다고 사과할 사람이겠느냐만, 그래도 윤석열과 그의 패거리의 최소한의 양심에 희망을 걸어보며 구호를 외치며 집회에 참여했다.

 

     추모제를 알리는 홍보물에는 “619일이면 양회동 열사가 돌아가신 지 49일이 되는 날입니다,”라는 문구가 실려있었다. 열사가 돌아가신 지 벌써 한 달이 넘은 것이다. 하지만 집회에서 책임자의 파직과 사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으니, 국가와 그의 개들은 반성의 기미도 없이 폭압을 일삼고 있다는 말이다. 그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우리 동지들이 국가가 휘두르는 폭력에 맞섰고, 맞서고 있다는 말이다. 조합원이 때로 연행되고, 누구는 곤봉으로 일 분 동안 얻어맞고, 그러면서도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욕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상황이니 우리 말랑키즘도 당연히 거리로 나와 광화문의 일 년 삼백육십오일 조용할 일 없는 떠들썩함에 합류했다.

 

      추모제와 이후 행진에 함께 했고,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규탄하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유가족은 사과를 받아야 하고, 책임자는 물러나야 하고, 지금 자행되고 있는 억압은 멈춰야 한다. 하지만그리고 매번 입이 아프도록 하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국가의 권위를 긍정하는데 뜻을 함께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가해자가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것은 그로부터 기본적인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가 물러나면 그를 대체할 새로운 권위자를 들여와야 한다는 요구가 아니다. 노무현은 노조를 때려잡지 않았나, 문재인은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았나. 우리의 필요를 우리보다 더 잘 안다고 자만하는 이들의 번지르르한 말들을 믿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도 의원님, 의원님거리며 권위주의자들을 떠받는다. 다른 정당의 수권만을 윤석열 폭압의 유일한 대안으로 삼는 것이 기본적인 의견인 현실 앞에 우리 말랑키즘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당일 집회에서 발언을 해주신 양회동 열사의 지인과 유가족분들은 이만 놓아줘야겠다고 말했다. 열사의 죽음의 충격에서 이제 헤어나와, 그가 못다 한 일을 계속하기 위한 다짐이다. 이곳에 남은 동지들은 모두 열사의 죽음을 절대로 잊지 않고, 그 싸움에 함께 할 것이다.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 또한 우리들의 방법으로, 지금의 억압자를 새로운 억압자로 대체하는 차악의 선택 말고는 다른 대안을 떠올릴 수 없는 오늘의 상상력의 부재를 보완하기 위한 일을 해나갈 것이다.

 

 

2023621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