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만 반대하냐? 경찰 자체를 반대하자!>
최근 들어 다시 여경의 자질 및 심사 과정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요는 3층과 4층간 소음 문제로 경찰관 2명이 출동하여 상황 조정 중이었는데 갑자기 4층의 괴한이 흉기를 휘두르자 3층에 있던 여경이 같이 있던 신고자의 부인과 딸을 내버려 두고 1층으로 도망쳤다는 것이다. 언론들은 이에만 초점을 두고 여경이 문제냐, 아니냐 하면서 진영 싸움을 하고 있다. 정작 3층의 비명소리를 1층에서 신고자와 같이 듣고서도 따라 올라가지 않은 남경은 출입문이 닫혀서 못 따라갔다느니 하는데 말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은 범람하는 기사들 속에서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남경이었으면 안 그랬을 것이다!”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경과 여경의 위치를 바꿨어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두고 “여경 문제 아닌 경찰 기본 자세 문제”라고 질타했는데 어느 정도는 상당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고쳐 말하자면 여경이 문제인 게 아니라 경찰이라는 조직의 본질부터가 문제라는 것이다. 경찰은 무엇인가? 거창하게 국가의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라 하지만 결국 국민이 지지하긴 하나 싶은 정치인들이 제멋대로 만든 법을 강요하도록 돈을 받는 폭력 기관이다. 이들이 과연 대중의 안전에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물론 적지 않은 경찰들은 실제로 대중의 안전에 관심을 가지고 경찰관으로 지원할 것이고 임명된 이후에도 계속 자기 나름대로 최대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정부, 의회 등 여타 국가 기관과 마찬가지로 경찰은 자본주의 질서의 자본과 기업들을 기반으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설계되었다. 때문에 경찰이라는 관료적 집단 내에서 경찰 개개인은 대중의 안전에 관심을 가지는 데에 한계가 있고 되려 자신들의 선의와 무관하게 대중을 억누르는 명령을 우선시하게 된다.
다시금 경찰 조직 내에서도 이타심을 간직하고 있는 경찰관 개개인들을 생각해보자. 이들이 경찰 제복을 벗는다고 그 이타심이 사라질 것인가? 오히려 국가의 명령에 귀속되지 않는 이들은 이전보다 더 이타적이고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활동하기 쉬울 것이다. 이러한 이타심은 딸을 대신하여 흉기에 찔린 어머니에게도, 그 어머니의 곁을 지킨 딸에게도, 60대의 몸을 이끌고 단숨에 3층까지 달려와 괴한을 제압한 아버지에게도 존재한다. 냉담하고 이기적인 저 경찰들을 양성하는 이 냉소적인 사회에서도 이타심은 존재한다.
정치권에서 여경의 자질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언론이 이만 주목하는 사이에, 한 딸의 어머니는 괴한의 흉기에 의해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정작 이 비극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 반성해야 할 경찰 조직은 이 틈을 타 무력 사용 및 유치장/구치소 감금 강화로 방향을 끌고 가려 한다. 남경이고 여경이고 이딴 경찰은 아무것도 지켜주지 않는다.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우리 자신과 우리와 연대하고 있는 이웃과 공동체이다. 그러니 여경도, 남경도,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경찰도 반대하자.
https://www.ytn.co.kr/_ln/0103_202111182001197270
https://www.yna.co.kr/view/MYH20211118017700641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3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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