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의 첫날, 1월 1일, 우리 말랑키즘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CJ 택배 노조의 총파업과 연대하기 위해 CJ대한통운 인천지사의 파업 현장을 방문했다. 이곳에 노동자들은 한겨울 인천 바닷가 추위를 피해 창고 한쪽에서 전기난로 주변에서 물품을 지키고 있었다.
파업이란 말할 것도 없이 회사의 이윤 창출에 타격을 입혀 단결한 노동자들과의 협상을 압박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이번 택배 노조의 파업 전략 중 하나는 물론 물품의 배달 거부였다. 이 전략에 따라, 우리가 방문한 인천지사의 노동자들은 들어오는 물품들 회사가 배달할 수 없도록, 지난달 28일부터 창고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이 전략을 그저 부정적으로만 이해한다면,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고객의 상품을 볼모로 삼고 있다. 실제로 친절하게 우리의 연대를 맞아준 택배 노동자들은 대중 가운데 이런 의견이 실재한다는 상황에 대해 상당히 민감해 보였다.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부당한 사칙에 맞서 싸운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객의 상품을 이렇게 사용하게 된 것은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최후의 수단임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택배노조 인천지사지부는 작년 12월 5일 갓 설립됐다. 즉, 인천지사 노동자들은 설립되지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총파업이라는 어마어마한 과제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파업을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이나 노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대중을 의식하고 스스로의 투쟁의 정당성에 대해 일정 부분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들 중 보다 확신이 서 있고 노조 활동 경험이 더 풍부한 몇몇 이들은 우리에게 투쟁에 대한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고 자신들 파업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활동이라고 몇 차례 설명했다.
맞는 말이다!
이는 모두 "기계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노동자는 자본가와 협상을 할 때 자신의 노동력 제공을 멈춤으로써 압박을 가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택배 노동자의 경우 이는 ‘배송 거부’이기 때문에 이 방법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사회가 노동자와 자본가 계급으로 완벽하게 양분된다고 할 수는 더 이상 없는 시대이지만, 이 이야기에서 악당이 있다면 자신들의 손에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을 활용하여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이들이 아닌, 이러한 선택을 강요하게 몰고 간 기업이라고 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투쟁이 꼭 법이라는 울타리가 있기에 정당한가?
오늘 합법인 파업은 법을 바꿔 내일 불법으로 만들면 그만이다. ‘좋은 삶’을 위한 투쟁의 정당성을 법이라는 허상 속에서 찾아봤자 의미가 없다. 칼과 저울을 치켜 든 정의의 여신이 없더라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 삶의 주도권을 잃은 채 우리 삶을 직접 개선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조차 주저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의 해방은 다른 누가 대신 우리 손에 쥐어주지 않을 것이다.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연대하고, 단결하여 쟁취하는 길로 투철하게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의 독자도 내 주변의 모든 위계질서를 파괴할 이들을 함께 조직하여 이 억압적인 구조를 허물어내는 길에 함께 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 모든 길에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 역시 언제나 함께할 것이며, 그 한 갈래로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총파업이 승리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2022년 1월 1일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
'공지사항 > 성명 및 활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볼린, 알려지지 않은 혁명 1917~1921 1, 2권 동시 출간 안내 (0) | 2022.01.20 |
---|---|
〈대선 지지율 3위, ‘지지 후보 없음’!〉―대선 거부는 이미 시대의 주류적 흐름이다 (4) | 2022.01.04 |
여경만 반대하냐? 경찰 자체를 반대하자! (0) | 2021.11.23 |
학살자 전두환, 영원히 지옥 불 가운데 타올라라 (0) | 2021.11.23 |
2021년 전태일 열사 제51주기 전국노동자대회 참여 보고 (0) | 2021.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