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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2

우리는 스스로 안전할 수 있다―이태원 참사 현장 추모 방문 보고 우리는 스스로 안전할 수 있다 ―이태원 참사 현장 추모 방문 보고 이태원 쪽으로는 자주 다니지 않았습니다. 녹사평역 방면으로 가면 커다란 신발을 파는 가게들이 있기에, 제 발에 맞는 제품이 있나 기웃거린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지난 목요일에는 다른 이유로 이태원을 찾았습니다. 말랑키즘 안의 분과인 서울대학교 아나키즘 소모임 "검은 학" 명의로 학내에 붙인 대자보를, 사건 현장에도 게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몇 번 방문하지 않아 본 제게도,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역 1번 출구는 익숙한 길거리였습니다. 수도권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가본 적 있는 곳, 이태원은 그런 장소인가 봅니다. 그러나 그 풍경을 낯설게 하는 것은 역시 수북하게 쌓인 국화꽃과 추모의 글귀,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 그리고 섬뜩하게 뻗은 골.. 2022. 11. 6.
우리는 자유롭기에, 자유로워야 하기에―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며 우리는 자유롭기에, 자유로워야 하기에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며 ‘…다만 나는 그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좀 외로웠다. 아무도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걸 모른다는 고립감. 그리고 그걸 누구에게도 전하지 못하는 갑갑함이 밀려왔다. 수면 위로 아른아른 조용하게 빛나는 여름 햇빛이 보였다. 손 내밀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유혹하듯 화사하게 출렁이던 차안의 얇고 환한 막. 나는 그 빛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손에 걸리는 거라곤 쥐자마자 이내 부서지는 몇 움큼의 강물이 전부였다. 생전 처음 겪는 공포가 밀려왔다. 아득하고 설명이 안 되는 두려움이었다. 나는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다.’ 소설가 김애란은 그의 소설 〈너의 여름은 어떠니〉에서 주인공이 어렸을 적 물에 빠졌을 때의.. 2022.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