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3 1000일은 너무 길다―세종호텔 복직 투쟁 900일 연대 보고 명동 거리에는 외국인들이 정말 많다. 명동에서 보는 입간판에는 영어는 물론이고 중국어, 일본어를 비롯해 온갖 종류의 언어로 글귀가 적혀있는 걸 볼 수 있다. 명동 거리를 걷다 보면 우리나라는 한민족 국가라는 환상을 주입받은 머리로는 여기가 정말 한국이, 서울이 맞는지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명동 한복판에서 호텔업이 얼마나 망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세종호텔처럼 크나큰 호텔이 쉽게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주명건은, 세종호텔의 자본은 코로나를 핑계로 대며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거리로 내몰았다. 그들의 코로나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이라는 핑계를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설령 맞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것이 900일동안이나, 그것도 자신들이 핑계로 댔던 코로나 시.. 2024. 6. 6. 2024년 세종호텔 후원주점 연대 보고 기온은 분명 영상이었지만 바람 때문인지 아직은 겨울이 가시지 않은 것 같았던 3월 14일,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은 한강 잠두봉 선착장에서 한강을 배경 삼은 세종호텔 정리해고 노동자의 후원주점에 연대했다. 식권, 뱃지 구매 이외에도 후원주점 준비를 위한 봉사활동에 역시 참여했다. 가장 먼저 했던 식당 내 탁자에 보를 깔고 수저와 휴지를 비치하는 식의 일은 학교 축제 때 누구나 해보았을 법한 일이다. 별로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은, 그냥 말 그대로의 ‘잡무’이다. 하지만 뒤따른 주방 일은 규모가 남달랐다. 주방은 각 요리를 준비하는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우리는 파스타 면을 삶는 일을 맡았다. 후원주점에 연대하기 위해 찾아온 수많은 동지들의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보통의 후라이팬에서 면을 삶.. 2024. 4. 2. 누구인가? 나의 단잠을 깨운 것이?―세종호텔 철야 농성 보고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은 지난 7월 4일에 세종호텔 복직 투쟁 농서장에서 농성장 지킴이로서 철야를 보냈다. 중구청에 의해 이미 두번이나 농성 천막이 철거된 상황에서 또다시 철거 계고장이 날아왔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에는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본격적인 천막 농성 이전에 세종호텔 앞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한 것만으로 온몸이 흠뻑 젖었다. 젖어버린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고 천막 안에서 밤을 보낼 준비를 했다. 서울 한복판의 길가에서, 그것도 비가 매섭게 오는 날에 바닥에 누워 눈을 감고 있노라니 참으로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유난히 더 크게 들리는 듯한 자동차들의 소음, 찢어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천막을 무섭게 때려대는 빗방울의 소리와 천막 옆을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의 그림자. 확실히 이전에는.. 2023. 7. 10. 이전 1 다음